소원을 들어주는 녹나무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중에서 살인사건이 포함되지 않은 작품 중에 하나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같이 따뜻한 이야기로도 성공을 거둔 히가시노가 또 다른 따스함을 담은 책을 낸 것이 녹나무의 파수꾼이다.
녹나무라는 것은 나무 종류 중의 하나로 동남아 일대에 자생하는 나무이다. 이 나무는 아주 커다랗게 자라서 20m까지 자란다고 한다. 이런 커다란 나무는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신성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여러 종류의 신을 많이 모시는 일본의 경우도 이런 나무를 신성시 여긴다.
여기서도 오래된 녹나무에 신비한 기운이 깃들여져 있어서 그것을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있는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다.
천애 고아로 직업도 없던 레이토가 절도까지 저지르고는 유치장에 수감되어있는데, 갑자기 한 사람으로부터 제안을 받게 된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제안을 받아들이면 감옥에서 나올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인생의 거의 낭떠러지라고 생각했던 순간에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레이토는 선뜻 제안을 받아들이고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사람은 레이토의 아주 먼 친척 이모라고 하는데, 레이토에게 녹나무를 관리하고 지키는 일을 시키게 된다. 그리고는 녹나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데, 일을 하던 레이토는 녹나무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기게 되고, 우연히 마주친 유미와 함께 그 비밀을 밝혀나가게 된다.
소원을 빌고, 소원을 이루어지게 만들고 이런 과정들이 미스터리하게 처음부터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끝이 날지에 대해서 매우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역시 히가시노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의 소원을 들어주는 녹나무
소원을 이루어지게 하는 것과 진짜 소원은 들어주기만(listen) 하는 것 두 가지 기능이 있을 수 있는데, 녹나무는 두 가지 모두의 기능을 하고 있는 정말 특별한 나무이다.
정말 하고 싶었던 말들,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런 방법으로 남기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주 간단하게 녹음 기능이 있는 것에 직접 소리를 녹음하고, 전달을 하면 될 것을 왜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이런 일들이 불가능한 과거의 경우였다고 생각을 하면 이런 방법이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비밀스러운 방법으로 전달을 하고 싶은 경우, 다른 누군가는 절대로 알아서는 안될 내용이라면 녹나무가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다.
어쩌면 간단하게 전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 내용이나 소원의 가치가 좀 더 가벼워지는 반면 녹나무를 통한 소원 전달이라고 하면 더욱더 그 사안이 무거워지는 내용인 것임에는 분명하다.
모든 것이 해결이 되고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가슴 한편에 뜨거워지는 것이 누구나 품을 수 있는 감정이고, 어떻게든 주변에서도 있을 법한 일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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